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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르포] 한밤중 길거리서 화면으로 만난 약사…3분 만에 약 구입 ‘뚝딱’[출처:조선비즈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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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최고관리자
댓글 0건 조회 463회 작성일 23-05-17 17:0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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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어디가 불편하세요?”.

지난 9일 자정쯤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아 캄캄한 대로변 약국 앞에 있는 자판기에 체크카드를 꽂은 뒤 호출 버튼을 누르자 통화 연결음이 나오더니 약 30초 뒤 하얀 가운을 입은 약사가 나타나 물었다.
하단에는 해당 약사의 얼굴이 포함된 약사 면허증이 함께 표시됐다.

자신의 목소리가 잘 들리는지 확인한 약사는 배가 아프고 속이 좋지 않다고 하자, “설사 증상이 있는지”, “배에 가스가 찬 느낌이 있는지” 거듭 질문했다.
궁금한 점이 더 없냐고 물은 뒤 약사는 소화제와 지사제를 권했다.

곧장 화면에 약 두 종류가 표시됐다. 그는 밥을 먹은 뒤 약별로 1~2개씩 하루 3회를 먹으면 된다고 설명했다. 화면 내 약을 선택한 뒤 결제 단계로 넘어갔다.
약사는 환불은 어렵다고 설명하며, 구매 의사를 물었다.

약을 사겠다고 한 뒤 기존에 꽂혀 있던 체크카드로 결제가 진행됐다. 자판기 밑 하단으로 화면에서 봤던 약 두 종류가 나왔다. 약을 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분.
약사에게 화면을 종료해도 괜찮다고 했지만, 약을 꺼내 들고 자리를 뜨기 전까지 지켜봤다. 그는 체크카드도 잊어버리지 말라고 당부했다.


공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낮 약국에서 만난 약사와 화상으로 만난 약사의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. 낮에 약국에서 구매하는 약과 가격 차도 없다.

다만 길 한복판에 위치한 만큼 행인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은 부담스럽다. 도로에서 차량이 주행하면 약사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점도 보완해야 할 점이다.
셀프 촬영을 하는 부스처럼 구성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.

이른바 ‘약 자판기’인 화상투약기는 병원이나 약국이 문을 닫은 늦은 시각 가벼운 두통이나 복통으로 고민하는 환자에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. 가까운 편의점에서도 타이레놀과 같은 안전상비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지만, 전문가인 약사와 간단한 대화 후 약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. 증상을 스스로 판단해 약을 사는 편의점과는 차별화되는 부문이다. 약사와 대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판기 하단에 상담 중인 약사의 약사 면허증이 표시된다.


현재 약 자판기로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은 제한적이다. 약국 영업시간과 마찬가지로 의사 처방 없이 처방 약은 살 수 없다. 일반의약품만 구매할 수 있는데 품목이 한정적이다. 해열진통소염제, 감기약, 한방감기약, 복통·배탈약, 설사약, 변비약, 안약, 피부약, 어린이감기시럽, 연고류, 파스, 임신테스트기, 습윤밴드와 같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.

약 자판기는 지난해 6월 20일 정부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사업 선정 이후 9개월 만인 지난 3월부터 운영 중이다. 서울 관악구를 비롯해 경기 시흥시와 김포시, 인천 부평구 등 수도권 7곳에서 2년 동안 운영한다.

약 자판기가 현장으로 나온 것은 개발된지 10년 만이다. 약사인 박인술 쓰리알코리아 대표가 지난 2013년 처음 개발했지만 당시는 약사들의 반발로 철수했다.
올해 운영 시기가 늦어진 것 역시 약사회 반발 때문이었다. 약사회는 화상투약기 사업 허용이 국민건강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. 의약품을 잘못 투약해 부작용이 증가하는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.

이날 약 자판기 앞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“약 자판기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다”며 “같은 약을 구매한다면 편의점보다 약사와 상당 후 자판기에서 구매하는 게 심리적으로 안정적일 것 같다”고 말했다.
쓰리알코리아는 3개월 동안 시범 운영한 뒤 1000곳까지 확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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